'올레 5코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1.16 140116 여덟_올레 5코스+이중섭미술관.
  2. 2014.01.14 140114 여섯_사려니숲길+쇠소깍.



#0.

여행의 끝이 보인다.

전체 일정의 반을 이 곳, ㄴㅂㄹ하우스에서.

오늘 밤, 그리고 내일 밤까지

이 곳 제주 앞 바다를 보고

다시 일상으로.

가자마자 밀린 논총 일. 일요일 번역 모임. 월요일 세미나. 화요일 특강.



#1.

오늘은 살짝 여유 있게.

평소보다는 덜 걷고 서귀포에 다녀오기로. (했지만..)

8시에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었다.




#2.

며칠 전, 쇠소깍에서 숙소까지 걷고는

오늘, 남은 5코스를 마저 걷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5코스 시작 지점을 향해 따라 걸었다.

9시 출발.


저 멀리 숙소가 보인다.






#3.

이런 자갈밭 길도 걷는다.






#4.

다리 위 하르방.




#5.

숙소에서 30분 정도 여유 있게 걸으면

건축학개론에 나온

서연의 집.을 만난다.




지금은 '서연의 집' 카페가 되었다.





#6.

입구에서 만난 핸드 프린팅.



그리고 영화 속 장면. 소품들.




이 창 기억나지?

1층에 앉으면 큰 창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7.

9시 30분.

다소 이른 시각이라 한적.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하나 하나.










#8.

라떼를 하나 주문해

2층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자리에 앉아 잠시 감상.



승민.과 서연.이 누웠던 그 잔디.

너머로 보이는 제주 바다.




이 느낌을 더 실감하게 남기고 싶어

동영상도 찍었다.


마침 카페에서 '기억이 습작'이 흘러 나왔다.

노래 중간에 끊을 수 없어

한참을 기다렸다.



#9.

다시 창가 자리로 돌아와

오설록.에서 산 엽서를 꺼냈다.


대학원 생활.을 돌아보며. 정리하며.

고마운 사람들을 하나 둘 떠올렸다.




자연스레

감사.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 장 한 장 적어 내려가며 흐뭇.

다함께 얼굴 본지 참 오래되었네.

뿔뿔이 흩어졌다가 이제 곧.


그리고

마지막,

카페 나오는 길

화장실에서 만난 납득이ㅋ




#10.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나 보다.

다시 올레 5코스.




오늘도 역방향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스무 번은 넘게 인사를 건넨 듯하다.

"안녕하세요" 씽긋.

하나 같이 밝게 웃으며 대답한다.

"안녕하세요"



#11.

중간 포인트.



수산물을 가공하는 공장.

파이프 나무 기둥이 퍽 인상적이어서 찰칵.

파란 하늘. 하얀 구름과 어우러져 숲.의 느낌이지 않아?




#12.

중간에 만난 큰엉.

절벽.

경치가 정말이지..





누렁아, 안녕.

잘도 뛰는구나.



그렇게 해안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5코스의 가장 아름다운 지점은 여기가 아닐지.



또 수 없이 마주하는 길.






감사.의 메시지 덕분일까.

걷는 내내 흥.이 났다.

노래를 불렀다.

안으로. 또 밖으로 크게.

그러다가 앞에서 사람이 오면

반갑게 "안녕하세요"



#13.

그렇게 도착.

12시 반.

올레 5코스의 시작점이다. 이렇게 5코스도 완주.





#14.

늘 그렇듯.

도착 지점의 맛집을 미리 찾아 놓는다.

오늘 가려고 찜.해 놓았던 곳은 바로 여기



순댓국밥에 제주 막걸리 한 잔.을 딱 계획하고

그 생각에 열심히 걸었는데.

주인 할머니께서 편찮으셔서 당분간 쉰단다ㅠ


하여 급히 계획 수정.

밥 먹고 오후에 들르려 했던 서귀포로 직행했다.

곧 도착한 730번 버스를 탔다.



#15.

원래 저녁에 가려 했던 곳인데.

이쌤 추천 식당.

술은 따로 안 팔고 직접 사 가야 한단다.

하여 냉큼 막걸리 하나 사 들고.



이 곳, ㅇㅇ식당.



1인분 안 팔면

그냥 2인분 시켜 먹어야지 했는데.

고맙게도 1인분도 가능하단다.

땡큐요.





쌈에.

밥까지.

술 한 방울 안 남기고

잘 먹었다.

꺼억-


날이 갈수록

즐겁게 잘 먹고 다닌다.



#16.

예정대로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먼저 들른 곳은

이중섭미술관+이중섭거리.


표지판도 참 예쁘다.



이중섭거리 입구.




각종 조형물.





곧 도착한 미술관 입구.





비석 위에 새겨진 문구는

이중섭의 방 벽에 붙어 있던 것이란다.






멀리 떨어져 있던 아내에게 보낸 편지들.

중간 중간 그림들.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동안 그리 그리워 했단다.







의자까지도 이중섭.




#17.

바로 옆

서귀포 올레시장.



올레 6코스가

이 시장을 지난다.



시장 중간 중간

화살표와 리본을 찾는 재미도.






또 길.



옥돔이 참 많았다.




#18.

미션 수행을 위해

꿀빵.과 초콜릿.을 샀다.

감귤 과즐도 사고. 이건 내가 먹어 보고 싶어서.



#19.

이렇게 보니 오늘도 제법 걸었다.

15km는 넘게 걸은 듯.

곧바로 700번 버스를 탔다.


숙소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이고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ㅅㄴ식당의 짬뽕.을 다시 먹었다.


7시만 넘어도 깜깜하다.

맥주 한 캔 들고

제주 밤 바다를 감상.

둥그런 달빛에 바다가 반짝.

잔잔한 파도 소리에

맥주 참 달다.

여수 밤 바다.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이 느낌.도 꼭 기억하자.



#20.

오른쪽 네 번째 발가락.이 또 문제.

물집이 생겨 찢고 밴드를 발라 가며 열심히 걸었는데

바로 옆에 새로운 물집이 잡혔다.

또 바로 찢었다.

내일 컨디션이 어떨지;



#21.

16코스를 시작해.

10코스.

1-1코스.

5코스.

이렇게 4개의 코스를 모두 걸었다.

중간에 잠깐 14-1코스. 7코스. 1코스. 6코스도 만났다.


내일, 마지막 날은

3코스로 향한다.

제법 길다.

다 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의 갤러리는 꼭 들를 예정.

근처에서 무얼 먹으면 좋을지도 찾아보아야겠다.



#22.

이렇게 하루를 정리하는 일도

제법 품이 많이 든다.

그럼에도.

이 여행을 통해 내가 가져 갈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지금 이 순간.의 단편적인 생각까지도 하나 하나 고스란히 남긴다.

오늘 이중섭의 편지.처럼.


이제

긴 글은 내일 하루 남았다.

시원섭섭.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한 생각을

잘 담을 수 있도록.

그런 하루가 되길 바라며.



#23.

방금 9시 30분.

어제 우도에서 내게 먼저 "안녕하세요"를 건넨

(나보다 한 참 어린) 그 분이 오늘 내 침대 위 자리로 왔다.

잠깐 얘기해 보니 그 분이 맞다.

이제 막 수능 보고 홀로 여행 중이란다.

신기했다.


오늘은 오전에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오후에 5코스를 돌았단다.

신기했다.





Posted by del5 :



#0.

오늘은 어떤 메시지가 떠오를까.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물음을 던졌다.

걷다 보면 곧 알게 되겠지.



#1.

아침 식사.



알아서 직접 해 먹는 거다.

달걀 두 개와 토스트.

딸기잼과 귤잼을 하나씩 발랐다.

귤잼은 주인 아줌마가 직접 만드신 건데. 한 통에 만원이란다.

갈 때 사들고 갈까?




#2.

오늘은 조금 더 일찍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파란 하늘과 저 멀리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물 한 통.

초코바 하나. 양갱 하나. 소시지 하나.

작은 귤 한 봉지.

를 사서 가방에 담았다.



#3.

오늘 처음 들를 곳.은

사려니숲길.로 정했다.


버스를 타고 붉은오름에서 내렸다.



입구.





입구부터 나를 맞이하고 있는

삼나무.




올레 첫날 유심히 보았던

그 경계.에 관한 이야기.



우거진 여름의 풍경도 좋다 하지만

이 겨울의 숲길도 매력적.






#4.

중산간 지역으로 올라와서 그런지

기온이 제법 쌀쌀하다.

길도 얼었다.



그 위에서

누군가 밝고 밟은 길 따라 걸으며

시간.을 떠올린다.

아, 이게 오늘의 메시지?


처음은 아니다. 예전 여행에서도 충분히 고민했던 주제다.

길 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차곡히 쌓인 시간의 흔적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앞 사람의 자국을 읽고. 또 그 위에 나를 입힌다. 



내 한 걸음에

바닥의 돌 하나.

내 손끝에

숲길 나뭇가지 하나.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 지점을 걷는 수많은 사람의 발걸음에

여기 놓인 돌과 나뭇가지는 움직인다.

역동적으로.


내 한 발 위에 놓인 시간축.

연이은 내 발걸음에 매인 시간축.

흔적 하나 하나. 쉴 새 없이 두 축을 안고 역동하는 숲.







#5.

결국 제대로 찾은 거였다.

오늘 메시지는

'시간'이 옳았다.


(붉은오름으로 들어왔으니) 숲길 마지막에 만난 글귀.

정답.이라 외치듯

두 시간 넘게 걸었던 그 길 위 상념들을

정리해 말했다.

(내가 보이넹;)




하나 더 보태자면,

이번 긴 글의 주제 역시

공시와 통시를 아우르는 역동적인 기억의 흔적들 아니던가.

뭔가 그럴 듯했다.



#6.

몇 가지 착오로

버스를 좀 오래 기다려야 했다.

쌀쌀한 날씨에 살짝 고생.

대신

숲길 사이로 난 하늘을 감상했다.





#7.

오늘 하늘이

가장 푸르다.



사려니숲길에서

꾸준히 보고 들은 까마귀와 그 울음 소리.

주변을 계속 맴돈다.




다시

갈아탈 버스를 기다림.




#8.

어제 만났던 그 기사 아저씨다.

730번 버스.


이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애월에서도 그랬다.

700번 버스.에서



#9.

다음 장소,

쇠소깍.으로 이동했다.

올레 5코스가 끝나는 지점.




효돈천.

저 멀리 쇠소깍.




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




#10.

5코스의 끝점에서 다시 반대로 걸으면

숙소가 나온다.

하여

오늘 처음으로 역방향 트래킹을.







#11.

길.

저 멀리

눈 덮힌 한라산.







그렇게 걷다 보면

1/3 지점에 숙소가.

5코스의 남은 거리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걸을지도.



#12.

올레길을 걷다 보면

마주 오는 사람의 시선을 피하거나

그냥 어색한 눈맞춤 이후 조용히 옆을 스치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0코스에서 한 번.

또 오늘 한 번.

상대가 먼저 건네는 반가운 인사말.

"안녕하세요"

덩달아 나도 "안녕하세요" 씽긋.


문득 다시 떠오른 지난 여행의 기억들.

"Good day"를 먼저 건네던 이들과 내 모습이 지나갔다.


다음 상대에게 먼저 말했다.

"안녕하세요."



#13.

어제 못 먹은 짬뽕.

이 집이 유명하단다.



그냥 앉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한라산 풍경.

(사진엔 안 나왔지만;)




해물 가득.

단번에 후다닥.

배가 좀 고팠던 터라.



#14.

여기 저기

이곳 말 메시지.

곳곳에 아래아도 보인다.




#15.

아침에

이 숙소에서의 하루를 더 연장했다.

남은 이틀까지 더 연장할지도 몰라. 여기 너무 좋아.



#16.

오늘 한라산을 등반하고 왔다는 옆 자리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여고 국어 쌤.인

나보다 두 살 어린 친구.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내 공부.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연구자.와 교육자. 그 균형에 관한 교감.



#17.

내일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못 했다.

남은 5코스를 돌고. 중간에 나오는 '건축학개론'의 그 집.에 들를까.

우도.를 갈까.

갤러리랑 주변.을 돌며 맛난 거 먹고 쉴까.

우선 배 시간은 알아 둬야겠다.

아침에 발 가는 방향으로.




Posted by del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