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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5 140115 일곱_우도+올레 1-1코스.



#0.

아침에 읽은 글 몇 자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일찌감치 기대가 사라진 가면.과

결국 기대를 포기한 가면.이

또 닮아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오늘의 메시지.를 고민했다.



#1.

오늘 아침은 더 서둘렀다.

밤 사이

우도.를 가기로 결정.

10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딱 적당할 듯했다.

그러면 8시 반 버스를 타야 하니.

8시부터 시작되는 조식을 먹고 서둘러 정류장으로.



오늘은 시간이 없어

급히 토스트와 커피만.



#2.

1시간 10분 정도 달려

성산포항에 도착.

이 근처로 숙소를 옮길까도 생각했지만

이 정도 거리면 버스 타고 올 만했다.



간단하게 신고서를 작성.

나이......



왕복 티켓을 구입했다.

입장료 포함 5500원.



질릴 만도 한데

여전히 난

바다가 좋다.



잠시 후 탈 배.

우도사랑 1호.






#3.

승선.




엔진 소리에

갈매기들이 날아든다.



출발.

뒤따르는 갈매기.





#4.

우도 도착.




하우목동항.



올레 1-1코스

저 멀리 보이는 제주도.




#5.

올레 1-1코스는 천진항에서 시작.

하우목동항에서 내리고 나니 코스 중간이다;

우선 천진항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도봉에 더 가까운 쪽.


오늘도 역방향 트래킹.

주황색을 따라 간다.






#6.

우도에서 만난 길.




그 길을 걸으며

다시 이런 저런 생각에.


진심.이라는 두 자가 적당할 듯했다.


대학원 생활 동안

가면.에 둘러싸여 늘 고심했던.

늘 상대의 진심.을 보고 온전하게 담아내고자 했지만

그 진심.을 찾기 어려웠던.


그러니 가면.을 대하는 태도는 그저 영혼 없는 상냥함.

애정 담긴 후배 배.와 박.에겐 늘 내 안의 화.가 함께 했던 듯.

가면 없는 진심 어린 녀석들이란 걸 잘 아니까.

(나도 좀 어렸지;)


이후로 크게 화.가 함께 한 적이 있었나.

또 다시 영혼 없는 상냥함.만 남았다.



한 시간 정도 걸어 만난

1-1코스 시작점.

천진항.




잠시 앉아 아침에 싸 온

초코파이 하나와 귤을 까 먹었다.



#7.

중간에 만난

소원기원 돌탑길.





갑자기 날아든

까마귀떼.




계속 올레길을 따라 걸었다.



오늘은 딱 그 느낌이 스쳤다.

국토대장정 할 때

짝 달라붙는 그 느낌.

생각하지 않아도 두 다리가 동물적으로 앞으로 차고 나가는 느낌.




#8.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우도봉.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




#9.

언덕을 따라 더 올랐다.



저 멀리 제주도도 보이고.



마침내 정상을 눈 앞에.



바람이 세다.

그러나 한없이 상쾌.

나도 모르게 소리도 치고. 흥얼거리고.

양팔 벌려 바람을 힘껏 받았다.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



저 멀리 바다.

더 가면 일본.이 있겠지.



충분히 감상하고

아래로 내려왔다.




#10.

가볍게 떠난 여행이라

묵직한 카메라는 그냥 집에 놓고 나왔다.

폰으로도 잘 찍고 다녔지만

이따금 줌이 있는 카메라가 아쉬울 때도 있다.

특히 오늘 여러 번 느꼈다.



#11.

조금 더 걷다 보면 만나는

등대 박물관.

등대 모형들이 정말 예뻐서 다 찍어댔다.









#12.






#13.

우도봉을 내려와

다시 걷는 올레길.


며칠 전 애월에서 만난 기사 아저씨 말대로

마늘이 많았다.




#14.

어제 밤. 잠들기 직전

이쌤의 메일 하나.

제목은 "잘 먹고 다니도록."


사모님과 제주도 여행을 자주 다니신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었고.

가볼 만한 맛집 열두 군데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 추천 메뉴를 빼곡히 적어 주셨다.

이런 게 진심.

살짝 뭉클.


이번뿐 아니라 꾸준히 그 진심을 전해 받는다.

심사 전에도. 심사를 마치고 그날 밤에도.

심사 후 당신의 논문에 담을 내 논문 서지 사항에 관한 메일도.

홍대 결과를 누구보다도 기다리며 말씀 주시는 것도.

그 진심을 지속적으로 느낀다.



#15.

다시 따라 걷는 올레길.



산토리니가 따로 없네.

 




중간 포인트.




#16.

구름이 많이 걷히고 나니

얼굴이 탔다.



#17.

하고수동해수욕장.







#18.

오늘도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

역방향이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더 많았다.



#19.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았다.

10시 배로 들어와서 

2시 배로 하우목동항에서 다시 제주도로.

피곤.

그 잠깐 사이에 등을 기대고 졸았다.





#20.

우선 밥을 먹어야 했다.

때마침

이쌤이 추천해 주신 맛집이 이 근처, 성산에 있다.

하여 잠시 걸었다.

올레 1코스를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곳.


저 멀리 성산 일출봉.






여기다.

시흥 해녀의 집.




짠.

쌤이 추천해 주신 메뉴.

전복죽.




#21.

다시 버스를 타고

1시간 넘게 달려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엔 3000원이었는데. 저녁엔 2500원. 뭐지?;




저녁은 따로 나가지 않고

숙소에서 사 먹었다. 흑돼지 돈가스.

오오. 괜츈.

여기에 커피까지.




#22.

오늘 20km 정도를 걸은 듯.

보통 하루에 15km는 걷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

5-6시간을 걷고 나면

해 지기 전 일찍 숙소로 돌아와 충분히 쉬고

사진과 글을 정리한 후

또 일찍 잠자리에 든다.



#23.

평소보다 잘 챙겨 먹는다.

하루 세 끼.

운동도 꾸준히 한다.

건강해지는 느낌.



#24.

내일은 무리하지 말고

남은 5코스만 천천히 돌자.

카페 하나와

밥집 하나에 갈 계획.

저녁엔 맥주 두 캔.




Posted by del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