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른 비행기.
한창 부산 강의 다닐 때 타던 익숙한 비행기.
비슷한 시각에 타고 출발.
달라진 게 있다면
이번엔 배낭과 등산화.
섬에 내리자마자
지도 하나 구해
작전 짜기.
#2.
제주의 눈.
첫 만남부터가 뭔가 특별.
잎 넓은 나무 사이로 하얀 눈발이 날린다.
지난 태풍에 여름의 제주도를 포기했다면
이번 제주도의 첫날은 싸늘한 바람과 눈발.
#3.
시외버스터미널.
갓 올라탄 버스 안.
동네 어르신들이 대부분.
정겨운 말이 오간다.
어미. 억양. 어휘.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살며시 귀를 기울인다.
#4.
우선은 첫 느낌대로
'봄날'로.
하여, 첫 바다는 애월항.에서 대면.
거센 바람에 눈발이 옆으로 밀려 든다.
첫 끼니는 항 근처 고기 국밥.
정구지와 김치를 담갔다.
새우젓 속 우윳빛 새우가 통통.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막걸리도 했을 듯.
#5.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성당. 중학교. 초등학교.
돌담과 바다가 한눈 풍경에.
이 제주 눈발의 특별함. 낯선 공간의 분위기를 더한다.
#6.
봄날.
카페.
그리고 오늘 숙소.
#7.
늦은 산책.
바람이 거세다.
눈발이 가슴을 향해 치닫는다.
나도 모르게 토해 낸 환호와 함께
그 묵은 긴장과 고충이 씻긴다.
첫날 이 순간의 경험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
#8.
저녁은 무얼 먹을까.
봄날 스텝에게 추천 받은 일반 밥집.
눈에 띄는 메뉴 하나.
몸국 (이렇게 부르지만 사실 아래아;)
모자반이 듬뿍.
몇 주 전
상수 ㅌㄹ식당에서 먹었던 그 맛과 비슷.
#9.
저녁 맥주 파티.
만원을 내면
8시-11시 세 시간 동안 무한 맥주.
숙박하는 대부분이 신청하는 듯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안주도 나쁘지 않았던.
여기에 돈가스가 더 나왔다.
친구들과 함께 온 이들. 나처럼 홀로 온 이들.
우연찮게 82 개띠들을 여럿 만나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MXC에서 기자, 피디. 다X에서 일하는 세 개띠들 반가웠다ㅋ
#10.
첫 날이 이렇게 마무리.
내일은 근처 16코스 돌 예정.
아침 먹고 부지런히 나서자.
시간 남으면 미술관도 갈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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