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1.10 140110 둘_올레 16코스.
  2. 2014.01.09 140109 하나_애월.



#1.

한 친구가 말했다.

게우지 말고, 비우고 오라고.

내 것이 되지 못해 토해 버릴 무언가.

대신

이곳 바다에 뱉어 낼 찌꺼기만 가져왔다. 다행이다.

지난날 부침을 거듭하며 온전히 내 것을 만들고자 했던 시간들, 결국은 그 시간이 다 소화해 버렸다.

두꺼운 책이 그리 말한다.



#2.

숙박비에 포함된 아침 식사.

간단히 아침 때우기에 적절했던 듯.



같이 아메.도 한 잔 할까 하다가

어제 두 잔이나 마셔 좀 힘들었던 터라. 패쓰.

또 바로 걸어야 하니.

(하지만 이런 경치에 2000원짜리 커피 맛. 정말 괜츈하다.)



#3.

16코스의 시작.

이 시작 지점을 찾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버스를 타지 않고 숙소서 여기까지도 그냥 걸었다.



15코스 끝.

이제 16코스 시작.




#4.

다양한 이정표들.

올레 초보자답게.

녀석을 열심히 찾았다.









#5.

16코스의 매력은

바다와 산, 사람.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그 처음의 풍경.










#6.

중간 지점부터는

제주 이곳 주민들의 집. 밭. 묫자리가 연이어 나온다.

그리고

오름과 숲길.


조금씩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말이당.



삼별초. 기억하지?







눈.을 밟지요.



#7.

무참히 베인 나무를 이리 유심히 바라본 적이 있었나.

조심스레. 잘려 아픈 곳을 만졌다.





#8.

제주의 돌.은

경계.다.


내 집.과 네 길.

내 밭.과 네 밭.

산 자.와 죽은 자.

그 사이를 가로지른다.






#9.

그리고 16코스의 마지막.

5시간 넘게 꾸준히 걸은 듯.




#10.

이번엔 고기 국수.

상수역 ㅌㄹ식당에 이어 두 번째.




#11.

그렇게 허기를 달래고

버스 정류장에 앉았다.

시외 버스를 기다린다. 언제 올지도 모른다.

어떠한 예측 없이 마냥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도 오랜만.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로 돌아왔다.

5시간 넘게 걸었던 그 길을

30분 만에 다시 되돌아왔다.



#12.

둘째 날은 파티 없이 혼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많이 걸어 피곤한 것도 있고.

여유 있게 뼈해장국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더 여유 있게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또 여유 있게 노트북을 열었다.


예전 여행 생각이 많이 난다.

숙소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여행자들.

살짝 긴장 속 첫 인사들.

뻔한 질문들. 대답들.

허나 그런 게 배낭 여행의 재미지.



#13.

홀로 여행.의 장점 몇 가지.

내 맘대로 간다.

내 속도를 낸다.

나에게 집중한다.

오늘 꾸준히 반복했다.



#14.

몇 마디 말 안 했다.

혼자만의 여행이 그렇다.

길에서 만난 개. 말.과 인사했다.

중간중간 혼잣말도 살짝 나왔다.

노래를 흥얼거렸다.



#15.

이번 여행의 시작에 앞서

한 가지 약속한 게 있다.

음악을 들으며 걷지는 않기로.

어제 오늘 계속

바다

제주말 

에 귀 기울였다.

오늘도 버스 안 어르신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이해는 어렵지만;



#16.

봄날.의 아쉬움은

키친이 없다는 점?

카페도 좋지만. 숙소 내에 쉴 만한 공간도 하나 있음 더 좋았을 듯.

암튼,

내일은 아일랜드.로 간다.

이곳보다 조금은 더 한적한 곳일 듯.

우선 키친과 쉴 만한 공간이 있단다.

내일은 현대미술관. 그리고 살짝 쉬는 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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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l5 :



#1.

이른 비행기.

한창 부산 강의 다닐 때 타던 익숙한 비행기.

비슷한 시각에 타고 출발.

달라진 게 있다면

이번엔 배낭과 등산화.





섬에 내리자마자

지도 하나 구해

작전 짜기.



#2.

제주의 눈.

첫 만남부터가 뭔가 특별.

잎 넓은 나무 사이로 하얀 눈발이 날린다.

지난 태풍에 여름의 제주도를 포기했다면

이번 제주도의 첫날은 싸늘한 바람과 눈발.




#3.

시외버스터미널.

갓 올라탄 버스 안.

동네 어르신들이 대부분.

정겨운 말이 오간다.

어미. 억양. 어휘.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살며시 귀를 기울인다.



#4.

우선은 첫 느낌대로

'봄날'로.

하여, 첫 바다는 애월항.에서 대면.

거센 바람에 눈발이 옆으로 밀려 든다.




첫 끼니는 항 근처 고기 국밥.

정구지와 김치를 담갔다.

새우젓 속 우윳빛 새우가 통통.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막걸리도 했을 듯.



#5.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성당. 중학교. 초등학교.

돌담과 바다가 한눈 풍경에.

이 제주 눈발의 특별함. 낯선 공간의 분위기를 더한다.






#6.

봄날.

카페.
















그리고 오늘 숙소.





#7.

늦은 산책.







바람이 거세다.

눈발이 가슴을 향해 치닫는다.

나도 모르게 토해 낸 환호와 함께

그 묵은 긴장과 고충이 씻긴다.

첫날 이 순간의 경험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



#8.

저녁은 무얼 먹을까.

봄날 스텝에게 추천 받은 일반 밥집.

눈에 띄는 메뉴 하나.



몸국 (이렇게 부르지만 사실 아래아;)




모자반이 듬뿍.

몇 주 전

상수 ㅌㄹ식당에서 먹었던 그 맛과 비슷.



#9.

저녁 맥주 파티.

만원을 내면

8시-11시 세 시간 동안 무한 맥주.

숙박하는 대부분이 신청하는 듯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안주도 나쁘지 않았던.

여기에 돈가스가 더 나왔다.



친구들과 함께 온 이들. 나처럼 홀로 온 이들.

우연찮게 82 개띠들을 여럿 만나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MXC에서 기자, 피디. 다X에서 일하는 세 개띠들 반가웠다ㅋ



#10.

첫 날이 이렇게 마무리.

내일은 근처 16코스 돌 예정.

아침 먹고 부지런히 나서자.

시간 남으면 미술관도 갈 거고.





Posted by del5 :